약혼한 사이

우리는 이 순간에 영원히 행복할 것이다.

흥민이가 국대 차출로, 한국에 가게 된 일이 있었다. 나는 그게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지는 않았다. 늘상 있는 일이었고, 원래 잘하는 애니까. 하지만 흥민이는 국대 은퇴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었다. 체력적 문제도 컸고, 앞으로 있을 리그 경기에 집중해야 다음 챔스를 노려볼 수 있기 때문이었다. "약팀이랑하면 좀 빠져도 되지 않나?" "그래도 보러 와주시는 분...

늦게 배운 도둑질 날새는 줄 모른다더니

약혼한 사이 요즘 손흥민이 이상해졌다. 자꾸 주변을 휙휙 둘러보는게 파파라치라도 붙었나 싶어 돌아보면 그건 또 아니었다. "너 요즘 수상하다?" "왜? 나 여주한테 비밀같은거 없는데?" "자꾸 주변을 둘러보잖아. 뭐 있어?" "아... 아니야, 아무것도" "뭐가 아냐, 너 우리 여행 다녀온 날 이후로 이러잖아." "자꾸 여주 네가 예뻐지잖아. 주변에 남자 ...

약혼한 사이 여행은 무슨. 흥민은 제게 선전포고했듯 무식하게도 제게 들이댔다. 대체 체력이 얼마나 좋은건지 아니, 그게 체력이랑 상관이있는건지 빼지도 않았는데 점점 커지는 그의 것에 당황하기도 여러번, 그가 한번 갈 동안 나는 10번이상을 보내서, 나는 녹초가 되고 그는 아직 팔팔했다. 한번이면 다행이게 욕실에서 씻기면서 한번, 창틀에서 한번, 식사후에 ...

D-DAY

약혼한 사이 흥민은 여주의 방 문에 기대 앉았다. 저라고 왜 여주와의 관계를 생각해 보지 않았겠는가. 지금보다 혈기 왕성했을 어린시기에는, 그녀의 사진만봐도 올라오는 열기에 몰래 혼자 해결한 것도 여러번이었다. 물론 여주 앞에서도 그렇고. 그렇지만 이런 제 마음을 이제와서 표현하는게 너무 속물같아 보일까봐, 혹은 너무 그것때문에 만나는 것 처럼 보일까봐. ...

봄잠바

약혼한 사이 여주는 오늘도 방싯방싯 웃고 있는 흥민에게 의구심이 들었다. 남자들은 다 늑대라던데, 사랑하면 다 하고 싶어한다고, 그런 생각이 1도 없어보이는 흥민은 가만히 저를 바라보는 여주의 손에 쪽 하고 뽀뽀를 했다. “왜애- 주야? 할말있어?“ ”아니?“ ”근데 왜 그렇게 뚫어져라봐. 나 설레게.” ”그냥.“ 내가 여자로써 매력이 없나? 딱히 쟤가 기...

약혼한 사이 영국인들이 자주 티타임을 가진다는 말을 들었는데, 왜 인지 영국에 온지 10년이 다 돼서야 이제 알 것같다. 느긋하게 홍차를 마실때면, 커피와는 다른 묘한 안정감이 있었다. 환한 햇살,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를 들으며, 푸른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과 바라보는 일. 이만큼 한가롭고, 평화로운 날들이 있을까? 요즘 여주는 요리에 취미를 붙였다. 일도 ...

보이콧.

약혼한 사이 내게도 언젠간 끝이 있겠지? 아직까지는 선수로써 내 꿈인 프리미어리그에 와서 최선을 다해 뛰고 있지만 내게도 언젠가는 끝이 있을것이다. 더이상 주전 경쟁에서 밀려 경기를 뛰지 못하는 날이 많아지고, 전부터 하던 연습들이 버거워지고, 더이상 사람들도 나를 찾지 않는. 그런 때가 반드시 올 것이다. 나는 서서히 준비하겠지. 내가 떠날 순간을. 그러...

누가알아?

약혼한 사이 여주는 2주만에 회사를 복귀했다. “좋은 아침입니다” “팀장님, 잠깐만요.” ”왜?“ ”그거 사실이야?“ ”뭘.“ ”손흥민이랑 사귄다며.“

도망쳐!

약혼한 사이 너와 함께 밥을 먹고 손을 잡고 걷고, 같이 티비를 보는 이런 일상이 내게는 너무 소중했다. 그래서 나는 종종 몰래 너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겨뒀다. 여주가 요리를 실패하고 침울해하는 모습, 내가 넘어져서 다치면 밴드를 붙여주는 모습, 내가 사준 옷을 입고 걷는 모습. 나는 그 사진들을 보면서 지난 세월의 여주를 보며 웃었다. “뭐해?” “ 아 ...

저럴때. 넌 저때가 제일 섹시해.

약혼한 사이 흥민은 여주의 휠체어가 생각보다 좋았다. 여주가 계속 아팠으면 좋겠다는 마음은 아니었지만 덕분에 같이 있는 시간이 훨씬 많아진 것은 사실이니까. "너 요즘 뭐 먹어?" "여주의 사랑?" "아니 그딴거 말고." "그딴거라니. 그게 가장 영양소가 높은건데." "너는 머리 속에 주접 밖에 안들어있냐..." "너무해. 이것도 사랑의 표현이라구" 여주는...